책놀이공간 따띠 ('99 전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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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놀이공간 따띠

 

개요

위치:강원도 양양군 양양읍 서문리166

연면적: 215.52

 

책놀이공간 따띠는 강원도 양양의 지역아동센터 프로젝트이다.낙산사 산하의 무산복지재단에서 운영하는 무산지역아동센터는13세에서18세에 이르는 청소년들을 위한 별도의 공간이 필요하게 되었고,재단에서는 인근의 창고를 리모델링하여 센터의 분관으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제약에서 출발하기

삼십 년 된 창고 건물은RC조의1층과 경량 철골조의2층 증축부로 이루어져 있었다.기본 단열조차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건물로,제한된 예산 안에서 단열,방수,냉난방,창호 등 구조체를 제외한 모든 기본 공사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였다.북향 건물로 남측이 가설창고로 막혀 있는 상황 역시 풀어가야 할 문제였다.

 

이야기 듣기,직조하기

세 차례의 사용자 워크숍을 통해 아이들이 그린 그림과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프로그램과 공간을 직조해갔다. 1층의 주요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공부와 놀이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북카페로 설정하고,우측에 바와 주방 공간을,좌측에는 센터의 다양한 행사를 지원하는 무대 공간을 만들었다.제한된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오픈 플랜으로 공간 계획을 하고,대신 각 코너 코너에bar, gallery, stage, agit등의 기능과 이름을 부여했다. ‘자로 꺾인 평면의 안쪽 공간을 그룹활동을 위한 프로그램실로 만들고,선택과 집중을 위해2층은 사무실 등의 지원시설로 계획했다.

 

작게.아늑하게.집과 같이.

아동센터 구성원의80%이상이 저소득층 가정의 아이들로 사적인 공간을 누려본 적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이 공간은 아이들에게 집과 같은 곳이 되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숨을 수 있는 작은 공간들을 좋아하는 아이들의 특성을 고려해 창가에는 기대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깊은 공간을 계획하고,무대 양쪽에도 대기 공간을 겸한 혼자만의 방을 만들어 주었다. 1층 프로그램실 안쪽에는 삼삼오오 짝을 지어 자기들만의 작당을 할 수 있는2단의 다락 공간을 만들어주고,마음껏 바닥에 뒹굴 수 있도록 바닥 난방을 하기로 결정했다.

 

집의 기억과 약점 드러내기

새롭게 공간 구성을 하며 출입구가 변경되어야 했고,기존의 것을 감추는 대신 다른 색채의 벽돌을 적용해 옛 모습에 대한 기억으로 드러내었다.옥상에서 내려오는 우수 배관 역시 덮어버리는 대신 고스란히 드러내어,센터를 상징하는 기린 사인이 잎을 뜯어먹는 나무처럼 장난을 부려놓았다.대단한 역사를 가지고 있지 않은 집이라 하더라도,평범한 사람 하나하나가 오롯한 존재의 가치를 가지듯 그 시간과 기억을 존중해주고자 했다.

 

이름 짓기.캐릭터 만들기.

아이들 사이의 이름 짓기 공모를 통해따띠라는 이름이 정해졌다. ‘친구라는 뜻의 강원도 사투리아띠따뜻한이라는 의미를 더한 이름이다.지역아동센터나 북카페,작은 도서관 등의 딱딱한 이름 대신 이 공간의 정체성을 드러내는책놀이 공간이라는 정의를 더해,집의 이름은 최종적으로책놀이공간 따띠로 지어졌다.아이들이 활동의 주체가 되고,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은내가 그린 기린 그림은이라는 말을 공간의 슬로건으로 정했고,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기린이 공간의 캐릭터가 되었다.

 

지역문화공간의 가치와 지속가능성

이 프로젝트를 하며 도달하고자 했던 지점은 지역문화공간의 질적 향상이다.최소 수준의 예산과 디자인으로 만들어지는 우리나라의 상황과는 달리 북유럽의 공공시설들은 최상의 디자인과 제품이 적용된다.그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좋은 것을 누릴 수 있고,전반적인 문화의 수준과 미적 감각 또한 함께 성장하게 된다.

또 한가지는 공공시설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다.많은 공공시설들이 수혜의 성격으로 주어지고,누구의 것도 아니라 생각되기에 방치되고 낙후되어간다.만약 공공시설을 나의 것이라 여기는 생각의 전환이 일어난다면,공공공간 또한 긴 생명력을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지어질 공간을 함께 그려보고 그 과정을 공유하며 아이들은 이 공간이 자기의 것이라고 인지하기 시작했고,완성된 공간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아이들의 이런 모습에서 공공공간의 지속가능성을 발견한다.

 

프로젝트 내내 마음에 품고 있던 문장은 나태주의 시오래 보아야 예쁘다.너도 그렇다이다. ‘책놀이공간 따띠가 아이들의 등대가 되어주기를 희망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cEgrSGOV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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